January 13, 2014
한국 드라마 봤다가 감옥행
안녕! 난 2009년에 탈북한 눈팅만 하던 탈북자야 ㅎ
맨날 눈팅만 하다가 썰하나 풀려고 해
2007년즈음 북한에는 한류열풍이 엄청났어 물론 다른 나라들처럼 자유롭게 한류를 공유하고 즐기지는 못했지만
그소리없는 한류의 열기는 단언컨대 한류가 있는 그 어떤 나라들보다 가장 북한이 가장 뜨거웠다고 생각해
한류열풍의 중심은 한국영화와 드라마였어 북한에서는 한국영화나 드라마를 봤다가 경찰에 단속되면 바로 징역행이야 ㄷㄷ
그런데도 한류는 멈추지가 않았어 목숨걸고 한류를 느끼는거지 ㅎ
우리옆집에 나하구 나이가 똑같은 친구가 살고 있었어 그 친구가 좀 똘똘해서 어디서 구하는지 한국영화랑 드라마CD를
자주 갖구 다녔어 그리곤 나한테 자주 이런저런 아랫동네영화를 보았다고 하면서 자랑질을 하곤 했어 북한에선 한국을 아랫동네라고 불러
나는 그때당시 조금 더 은민한 루트를 통해서 아랫동네물건들을 입수하고 있었어 그래서 난 그친구의 자랑질을 들으면서
ㅈ밥인척 하면서 우와! 너 대단하다 이러면서 속으로는 ㅄ 너 그러다가 ㅈ된다 하면서 비웃었지 ㅠㅠ
그러면서 얘는 존1나 위험한 친구니까 절대로 얘랑 거래를 하면 뭔가 불길할거라고 느꼇었어
근데 이 친구가 내가 리액션 잘해주니까
갑자기 지가 지금 갖고있는 CD가 있는데 혹시 내가 갖고있는 CD가 있으면 교환해서 보자는거야
북한에는 DVD플레이어가 있는집이 아주 적어 다행히도 우리집에는 DVD플레이어가 있었어 그래서 얘가 아마도 이새키는 분명
CD가 있을거라 생각했나봐 나는 유혹에 못이겨 우물쭈물하면서 뭐가 있냐고 물어봤어
한참을 생각하더니 "외과의사 봉다리" 라는 드라마가 있대 제목을 듣고 제목이 좀 이상해서 나한테는 한국껀 없고
중국영화 있는데 그거라도 괜찮으면 교환하자 이랬어 그랬더니 이놈이 존나 실망하더니 할수없이 그럼 그러자 이러더라
그날저녁부터 다음날 밤까지 한숨도 안자고 "외과의사 봉다리"를 다봤어 그때까지 내가 본 드라마중에 탑3에 들만큼
꿀잼이었어 궁금해할것 같아서 적을게 제일 재밌게 봣던 탑1은 "천국의 계단" 두번째는 "풀하우스" 세번째가 그때 본 봉다리야
그리고 네번째는 "장군의 아들" 다섯번째가 "진실" 이라는거였어
아무튼 그렇게 1박2일동안 드라마 한편 퀘스트를 완료하고 돌려줬어 그렇게 한달쯤 지났을때 갑자기 옆집 친구가
경찰에 체포됬다는 소식을 듣게 됬어 속으로 아 얘가 내이야기 하지 말아야 되는데 하면서 존나 쫄았지
아니나다를까 어느날 저녁에 경찰 두새키가 집에 찾아와서 나를 체포해서 경찰서로 데려갔어
경찰서에 가자마자 존나 때리더니 진술하래 나는 CD를 빌려온건 맞지만 절대로 시청은 안했다고 잡아뗏지
하지만 그게 통할리가 없지 그날밤 밤새 세워놓고 잠을 안재우는거야 ㅠ 매를 맞는것보다 아침까지 서있는게 더 고통스러웠어
다음날 오전 진술실에서 복도쪽을 바라보니 유치장에 수감된 사람들이 진술하러 오는게 보였는데 유치장이 지하라
햇빛을 못봐서 백인보다 더 하얀 피부로 뼈만 앙상한사람들이더라
그리고 유치장안에 빈대랑 이가 득실거려서 피부가 너무 긁어대서 피멍이 군데군데 있더라
결국 더 매맞기 싫고 밤새 서있게 만들어 잠을 못자는게 싫어서 그냥 그드라마 봤다고 했어
그래서 징역행 확정이였지 그런데 그날저녁 갑자기 담당형사새키가 날보고 집에 가래 그래서 먼상황인지 몰라서
가만히 무릎꿇고 그새키 눈을 쳐다봤어 그랬더니 지금까지 존나 때리던 새키가 나를 일으켜 세워주면서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다 네가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래서 그랬던거야 하면서 이젠 나쁜짓 하지말고
착하게 살아야 돼 하면서 밖에 고모부가 기다리니 집에 가봐 그러는거야
그래서 헤헷 수고하세요 하고 밖에 나오니 고모부가 눈물을 흘리시면서 내손을 꼭 잡고 아무말도 않고
집쪽으로 걸으셨어 집에와서 자초지종 얘기를 들으니 나를 차마 감옥에 보낼수가 없어서
고모부네 집에 있는 귀한 물건들을 팔아서 돈을 마련해 담당형사에게 뇌물을 주어서 나를 감옥에 안보내게 햇대
그래서 나는 무사히 풀려났고 나랑 같은 "외과의사 봉다리"를 본 옆집 친구는 5년동안 감옥살이를 하게됐어
그후 나는 내가 정말 ㅈ같은 세상에서 사는구나 한국드라마를 보면 한국사람들은 개나소나 차를 끌고 다니던데
나도 한국에 가서 차를 타겠다는 생각을 하고 몇달후에 탈북을 했어 다행히 지금은 한국에서 보고싶은거 다보고
먹고싶은거 다먹어보며 안녕하지 않을 이유가 없이 살고 있어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출처: http://www.dogdrip.net/42259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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